불과 1년 전만 해도 회사 책상 위나 직장인들 주머니 속에는 USB 플래시 메모리가 하나씩은 있었다. 하지만 이제 USB 메모리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 USB 메모리가 10년 전 플로피 디스켓처럼 사라져 가는 이유는 KT의 U클라우드, 다음 클라우드, 네이버 N드라이브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 때문이다.
대표적인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로 지난해 100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진 드롭박스(Dropbox)는 올해 약 28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5000만명의 사용자가 이 회사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약 4%가 유료 회원이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도 5GB까지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10GB는 연간 20달러, 20GB는 40달러, 50GB는 100달러의 비용을 과금한다.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모델도 있다. 소셜 쇼핑으로 유명한 티켓몬스터는 자체적으로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아마존의 S3라는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다. S3를 통해 늘어나는 트래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시스템 유지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최소화한 결과, 소셜 쇼핑 본연의 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기본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이유는 업체와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충성도'를 확보한 뒤 좀 더 넉넉한 용량과 특별한 기능을 필요로 할 때 돈을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무료를 통해 서비스 마케팅을 하고, 이를 토대로 충성도 높은 유료 사용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공짜'인 이유는 사용자를 평생 고객으로 삼아 고객의 '시간'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에는 단순한 파일이 아닌 우리의 삶이 자동으로 저장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 역시 거대한 클라우드의 일종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같은 삶의 기록이 글·사진·영상 등으로 저장된다. 즐겨듣는 음악과 영화는 무엇이고, 어떤 인터넷 페이지를 좋아하는지, 우리의 온라인 이력이 낱낱이 기록된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용자의 시간과 정보는 지역기반 광고와 같은 타깃(target) 광고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사용자 동의 과정을 거친 뒤 저장된 파일과 정보에 담긴 키워드를 통해 사용자 성향과 기호를 파악하면 적절한 시점과 장소에서 해당 사용자를 겨냥한 광고가 가능하다.
10 년 전과 달리 두 대 이상의 기기를 통해 인터넷을 경험하는 우리는 각 기기별로 파일과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혼란을 겪을 것이다. 만일 그 중재 역할을 클라우드가 하게 된다면, 우리는 클라우드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기업의 고객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무료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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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사업의 수익 창출 구조에 관한 이해를 돕는 기사네요
소비자의 시간을 클라우드에 담아가는걸 원하는군요 ㅎㅎ
디지털화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런지 설레는 맘으로 다 같이 지켜봅시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04/2011110401253.html